Red Materials
네온사인, 방염카페트, 시트지, 가변 설치, 2021
빨간색이라는 이유만으로 교회에서 ‘그리스도의 피’를 상징하는 것으로 선언되는 네온사인과 방염카페트는 전시 공간의 입구와 전시장 바닥에 설치되어 일차적으로는 종교적 의미 없이 물질 그 자체로써 관객에게 경험된다. 전시장에 들어선 후 처음으로 보여지는 문장들은 두 물질을 종교적 상징으로 간명하게 선언하지만, 관객의 동선에 따라 이어지는 텍스트는 그것의 물질적 특성과 일상적 맥락에 관한 정보를 더해가며 첫 문장을 점차 해체하고, 마지막 단계에서는 단어가 음절 단위로까지 쪼개져 종교적 의미 없이 사물 그 자체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문단으로 재구성된다. 대상의 일상적 정보가 늘어날수록 상징의 문장이 해체되어 가는 과정은, 관념적 상징 언어가 대상의 일상성을 배제해 왔던 흔적을 역으로 드러낸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