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기묘사장치
LED, PETG, 혼합매체, 10.5x22x(D)15cm(수동), 19.5x43x(D)5(자동), 사진, 영상, 가변설치, 2024
나는 육아와 일과 작업을 병행하기 버거운 현재 나의 상황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명료한 단어나 개념을 발굴하는 대신, 이를 묘사하기 용이한 하나의 장치를 개발하고자 하였다. 디지털 시계와 같이 생긴 본 장치에는 본인의 역할을 지시하는 세 개의 단어(작가, 남편, 아빠)가 중첩되어 있으나, 각각의 LED 유닛이 무작위적으로 켜지는 작동방식으로 인해 하나의 단어가 온전히 구현되기는 매우 어렵다. 장치를 통해 생산되는 읽을 수 없는 이미지들은 다수의 역할 속에서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주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개인을 암시한다. 전면부에 세 단어(작가, 남편, 아빠)가 각각 시트지로 부착된 세 개의 모니터에서는 반복적으로 장치를 누르는 동일한 기록영상이 동시에 재생되는데, 무작위로 생성되는 패턴들은 어느 한 단어와도 일치하지 못하며 역할을 지시하는 단어와 그것에 기대되는 의미로부터 미끄러진다.